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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세포 종류 총정리: T세포, B세포, 대식세포, NK세포는 무엇인가

의학

by nonose918 2025. 7. 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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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면역계라는 전장의 지도

우리 몸이 수많은 세균과 바이러스와 보이지 않는 전쟁을 매일 치르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장에 투입되는 ‘군대’, 즉 면역세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면역세포는 백혈구라는 큰 범주 안에 속하지만, 그 안에서 임무와 무기가 서로 다른 특수부대들로 나뉩니다.

대표적인 네 가지 주요 면역세포는 **T세포, B세포, 대식세포(마크로파지), NK세포(Natural Killer Cell)**입니다. 각각의 세포는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생리학적으로는 ‘선천면역’(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1차 방어선)과 ‘획득면역’(감염이나 백신 등을 통해 학습된 2차 방어선)을 넘나들며 협동합니다.

예를 들어, 독감 바이러스가 코 점막을 뚫고 침입했을 때, 대식세포가 이를 가장 먼저 감지해 삼키고 경보를 울리면, NK세포가 빠르게 도착해 초기 방어를 수행합니다. 동시에 항원 정보를 T세포와 B세포에 전달하여 정밀 무기인 항체와 기억 세포를 준비하도록 유도합니다.

이처럼 면역세포들은 타이밍과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가 ‘침입자 제거와 내부 환경 유지’라는 같은 목표 아래 긴밀하게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생체 방어 시스템입니다.


② T세포: 면역계의 두뇌이자 저격수

T세포는 골수에서 태어나 가슴에 위치한 ‘흉선(Thymus)’이라는 기관에서 훈련을 받습니다. 이곳에서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단백질은 공격하지 않도록 교육을 받고, 신분증(MHC)을 식별하는 능력을 길러야만 성숙한 T세포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성숙 후에는 역할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대표적으로 CD4⁺ 헬퍼 T세포는 면역 반응을 조율하는 ‘지휘관’ 역할을, CD8⁺ 시토톡식 T세포는 감염된 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저격수’ 역할을 합니다.

또한 **조절 T세포(Treg)**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해 자가면역 질환을 막고, 기억 T세포는 한 번 경험한 적에 대해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면역 기억을 담당합니다.

T세포는 항원을 1:1 맞춤형 수용체로 인식하며, 이를 위해 인체는 약 1억 가지의 수용체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로또 같은 다양성은 T세포가 감염을 빠르게 식별하고,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는 원리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감기처럼 바이러스가 자주 변이하면, 기존 T세포 수용체와의 ‘열쇠-자물쇠’가 맞지 않아 다시 감염되는 것이죠.


③ B세포: 항체 공장장과 기술자

B세포 역시 골수에서 유래하지만, 흉선 대신 림프절이나 비장에서 성숙합니다. 이 세포의 주된 무기는 **항체(면역글로불린)**이며, 병원체에 붙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나, 보체 시스템을 활성화해 적을 파괴하고, 대식세포가 인식하기 쉽게 ‘표지’를 붙이는 역할도 합니다.

초기 감염 시 B세포는 다소 비효율적인 IgM 항체를 빠르게 생산합니다. 이후 림프절의 훈련 과정을 통해 IgG, IgA 등의 고성능 항체로 ‘클래스 전환’을 하며, 유전자 돌연변이를 통해 적에게 딱 맞는 항체로 진화합니다. 이 과정은 항체의 '친화도 성숙'이라 부르며, 백신이 작동하는 핵심입니다.

일부 B세포는 **형질세포(plasma cell)**로 전환되어 장기간 항체를 생산하고, 일부는 기억 B세포가 되어 다음 공격에 대비합니다.

특히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 유전자를 세포 내에 임시로 복제시켜, 항체 생성 과정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덕분에 실제 감염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면역 체계를 훈련시킬 수 있습니다.


④ 대식세포와 NK세포: 현장 지휘관과 특공대

**대식세포(macrophage)**는 이름처럼 ‘큰 먹보’ 역할을 합니다. 병원체나 손상된 세포를 감지하면 곧바로 삼키고(식세포작용), 내부 효소로 분해합니다. 동시에 IL-1β, TNF-α 같은 염증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발열과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후속 병력인 T세포와 B세포를 유도합니다.

대식세포는 ‘적을 잡는 것’ 외에도, 병원체 단백질을 MHC 클래스 II 위에 올려 T세포에게 전달하는 ‘정보 제공자’ 역할까지 겸합니다. 즉, 현장 지휘관이자 스캐너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한편 **NK세포(Natural Killer Cell)**는 선천면역계의 특공대로,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빠르게 제거합니다. 특히 ‘나는 정상 세포야’라는 MHC I 신분증이 없어진 세포를 감지해, 퍼포린그랜자임이라는 파괴 단백질로 세포자살(아포토시스)을 유도합니다.

흥미롭게도 수면 부족이나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호르몬을 증가시켜 NK세포 활성을 억제합니다. 이는 면역력이 약화되는 이유 중 하나이며, 특히 암세포나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지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종합하면, 면역력은 단순히 면역세포 수가 많고 적은 문제가 아니라, 이 네 가지 면역세포들이 적절한 시기, 올바른 방식으로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수면, 영양, 운동, 스트레스 관리라는 기본 생활 습관을 지키는 것이 가장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면역 강화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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