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면역계는 끊임없이 외부 침입자, 즉 병원성 미생물이나 바이러스, 그리고 암세포를 감지하고 공격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우리 몸은 수많은 자기 조직과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면역세포가 자신을 공격하지 않도록 하는 기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바로 **면역관용(Immune Tolerance)**이라고 부른다.
면역관용은 면역계가 자신의 항원(self-antigen)에 대해 무반응 상태를 유지하거나 반응을 억제하는 생리적 현상이다. 만약 이 관용이 깨지면,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이 발생해 면역세포가 정상 조직을 공격하게 된다.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는 류마티스 관절염, 1형 당뇨병, 다발성 경화증 등이 있다.
따라서 면역관용은 면역계의 균형과 안정성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다. 이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복잡한 조절 기전들이 작동하며, 신체 내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상호작용하여 자기 조직에 대한 과잉 반응을 막는다.
면역관용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중앙관용은 **흉선(thymus)과 골수(bone marrow)**에서 면역세포가 분화하는 초기 단계에서 형성된다. 흉선에서 T세포가, 골수에서 B세포가 만들어지는 동안, 이들은 자기 항원을 인식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중앙관용에서 완벽하게 모든 자가반응성 세포를 제거할 수는 없다. 따라서 말초 조직에서도 추가적인 면역관용 기전이 필요하다.
이 두 단계의 관용 시스템은 면역계가 스스로를 공격하지 않도록 촘촘히 보안망을 구축하는 셈이다.
면역관용이 깨지는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자기 항원을 외부 침입자로 오인하여 면역계가 공격하게 된다. 이런 파괴는 여러 원인에 의해 촉발된다.
자가면역질환 예로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관절 내 조직이 면역세포에 의해 공격당해 염증과 조직 파괴가 일어난다. 1형 당뇨병에서는 췌장 베타세포가 파괴되어 인슐린 분비가 저하된다.
이처럼 면역관용 파괴는 만성 염증과 조직 손상을 유발하며, 질병의 중증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면역관용에 대한 이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 및 면역치료 발전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암 면역치료에서는 면역관용을 ‘깨는’ 전략이 중요하다. 암세포가 면역관용 기전을 악용해 면역 회피를 하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는 면역관문억제제(Checkpoint inhibitor)가 혁신적 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우리 몸의 면역계가 스스로를 공격하지 않는 이유, 바로 면역관용이라는 치밀한 보호망 덕분이다. 이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건강한 면역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평생 건강의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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